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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문건설신문] ‘선택과 집중’ SOC 투자, 현장 여건 반영이 선결과제

작성자 RICON 날짜 20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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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선택과 집중’ SOC 투자, 현장 여건 반영이 선결과제

 

* 보   도 : 대한전문건설신문, 2026년 7월 6일(월), 건정연의 건설 톺아보기 

* 작성자 : 최산 부연구위원


■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PICK’
정부, 내년엔 예산지출을 구조조정해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 방침 
획일적 적용시 필요한 사업 버릴 수도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성공하려면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집행체계와
공사비 현실화 등이 함께 이뤄져야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통해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감축과 함께 전체 내역사업의 10%를 폐지하는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회기반시설(SOC) 분야 역시 ‘선택과 집중’ 원칙이 본격 적용된다.

 

반면 GTX와 x-TX, 지방 고속도로, 스마트 신항만 등 국가 성장축과 지역균형발전에 직결되는 인프라에는 투자를 확대하고,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 내 초광역계정을 신설해 향후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방 인프라에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다. 특히 제한된 재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하려는 시도는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이 현장의 다양한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적용될 경우, 정상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까지 불필요한 피해를 받을 가능성도 함께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집행부진 사업에 대한 예산 조정 기준이다. 정부는 연내 실제 집행이 가능한 사업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반복적으로 집행이 부진한 사업은 투자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방 건설사업의 공정 지연이 반드시 사업 자체의 문제나 시공사의 책임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방에서는 환경영향평가와 각종 인허가 절차, 주민 민원, 보상 협의, 문화재 조사 등 사업 외적인 요인으로 착공과 공정이 상당 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사업까지 단순히 집행률만을 기준으로 예산을 삭감하거나 사업 우선순위를 낮춘다면 오히려 지역 인프라 확충이 더욱 늦어지고 지방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집행실적 평가는 단순한 집행률이 아니라 지연 사유를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 SOC 사업은 사업 규모보다 절차적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일률적인 잣대보다 현장 중심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편성지침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은 공사비 현실화 의지를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최근 발주 사례와 실제 공사 여건을 반영해 교통시설 사업의 공사비 단가 기준을 최신화하겠다는 방향은 그동안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서 실제 시장가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발생했던 사업성 왜곡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재비와 노무비 상승이 구조적으로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공사비 기준을 적용하면 사업 규모 산정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예산 편성 과정의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다.

 

다만 공사비 단가를 주기적으로 갱신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공종별 특성을 반영한 세분화된 단가 기준과 물가 변동을 자동으로 반영할 수 있는 조정 메커니즘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 무엇보다 예비타당성조사, 총사업비 협의, 설계, 실제 발주 단계에서 서로 다른 공사비 기준이 적용된다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설계변경과 총사업비 증가가 반복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공사비 현실화는 단순한 단가 인상이 아니라 사업 전 과정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비용 산정체계 구축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타 기준 완화는 사업 추진의 제도적 병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곧바로 실제 투자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타 통과 이후에도 예산 편성, 총사업비 협의, 기본 및 실시설계, 인허가, 지방비 확보, 보상 등 여러 후속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재정투자와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집행 역량이 함께 뒷받침돼야 정책 효과가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것만큼 사업의 타당성과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예타 문턱을 낮추더라도 일정 규모 이하 사업에 대해서는 외부 검증과 사후 성과평가를 강화하는 보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인구감소지역일수록 사업기획과 수요예측, 재원조달, 운영계획 수립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제도를 개선하더라도 준비된 일부 지자체만 혜택을 받는 구조라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번 개편안에 포함된 지방 컨설팅단 운영 역시 지방의 프로젝트 기획 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상설 지원체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재정 효율성과 성장동력 확보는 서로 대립하는 목표가 아니다. 다만 건설산업은 제도 하나만으로 움직이는 산업이 아니라 예산, 인허가, 공사비, 지역 행정역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복합 시스템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이 성공하려면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집행체계와 공사비 현실화, 지방의 사업 수행역량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이번 예산편성지침이 단순한 지출구조조정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살리는 지속가능한 SOC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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