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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건설신문] 일본, 인허가 절차 ‘BIM 도면’으로 전면 전환… 한국은?
| 작성자 | RICON | 날짜 | 2025-0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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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 인허가 절차 ‘BIM 도면’으로 전면 전환… 한국은?
“BIM이 귀찮은 추가 작업이라는 오명 벗도록 해야”
* 보 도 : 매일건설신문, 2025년 5월 23일(금), 오피니언
* 작성자 : 조재용 부연구위원
일본은 서구권 국가나 싱가포르, 한국 등에 비해 BIM 의무화나 제도화가 다소 느리게 진행되었다. 이는 건축과 토목을 엄격히 구분하는 일본의 특성상, 토목 부문에서는 정부 주도의 CIM(Construction Information Modeling)이 적극 도입된 반면, 민간 시장 중심의 건축 부문에서는 대형 종합건설사(제네콘)들의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상호 협력 체계가 잘 구축되어 정부 주도보다는 민간의 자율적인 BIM 도입이 강했던 배경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건축 부문 BIM 도입 및 활용을 촉진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특히 건축 인허가 분야에서의 활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도 지금까지는 2D 종이 도면에 기반하여 건축 인허가 프로세스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방식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우선 의장도, 구조도, 설비도 등 복수의 도면 간의 정합성을 확인하는 작업에 방대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도면을 보관한 장소를 확보해야 하고, 열화가 발생하거나, 분실의 위험이 있다. 그리고 인허가 신청을 위해서는 직접 도면을 가지고 창구에 가야했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고 있었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 국토교통성은 건축 인허가 업무를 디지털화하기로 결정하고, 그 핵심 방법으로 BIM을 활용하게 되었다.
국토교통성은 2024년 말, 건축 인허가 절차에서 BIM 도면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5년 3월에는 인허가 심사자용 매뉴얼까지 공개하며 구체적인 준비를 마쳤다. 일본의 건축 인허가 디지털화는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25년 초부터)에서는 온라인으로 도면 제출이 가능해진다. 기존 종이 도면을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하여 제출하는 것도 허용된다. 2단계(2026년부터)에서는 BIM 소프트웨어로 작성된 디지털 도면으로 인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이때 IFC 데이터와 설계자가 내용을 확인한 체크리스트를 BIM 데이터로서 함께 제출한다. BIM 데이터는 참고 자료로 취급되며, 형상 이해나 정합성 확인에 활용된다. 3단계(2029년부터)에서는 완전한 BIM 데이터 심사가 개시된다. 2단계까지는 BIM 도면 심사가 핵심이고 BIM 데이터는 참고 자료였지만, 3단계부터는 별도의 도면을 제출하지 않고 BIM 데이터만을 제출하고, 심사자도 BIM 데이터만을 심사하게 된다. 즉, 2029년부터는 독립된 도면 자료 없이 BIM 데이터만으로 인허가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물론 일본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존재한다. 설계사무소들은 기존 CAD(컴퓨터 설계 도면 시스템) 소프트웨어보다 비싼 BIM 소프트웨어를 도입해야 하며, 이와 함께 직원들의 교육과 훈련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또한, 업무 프로세스를 BIM을 전제로 전면적으로 변경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와 로드맵을 통해 BIM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2010년 조달청의 BIM 활성화 방안 발표를 시작으로, 현재 공공 공사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프로젝트에 BIM 적용이 의무화되거나 권장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IM 활용 현장에서는 당초 BIM이 등장했을 때 기대했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기존 방식의 도면과 별도로 작업해야 하는 별개의 작업물로 위치하고 있다.
BIM은 단순히 3D 모델링 도구가 아니다.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과정의 정보를 통합하고 협업을 강화하여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강력한 솔루션이다. 일본이 인허가 절차의 디지털화를 통해 BIM의 핵심 가치를 구현하려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BIM이 건설 프로세스의 어느 부분을 진정으로 대체하고 혁신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BIM이 귀찮은 추가 작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한국 건설 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 재정비와 함께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