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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노동의 미래’ 그리는 노조의 역할을 기대한다

작성자 RICON 날짜 202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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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동의 미래’ 그리는 노조의 역할을 기대한다

 

* 보   도 : 경기일보, 2022년 12월 11일(일), 이슈&경제

* 작성자 : 홍성호 선임연구위원

 

화물연대 파업이 치킨게임(chicken game)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치킨게임이란 1950년대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담력을 겨루기 위해 서로를 향해 차로 돌진하는 게임에서 유래된 말이다.

상대의 양보를 기다리며 파국으로 끝나는 상황을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된다. 

정부와 화물연대의 ‘강 대 강’ 대치와 건설노조 등 노동계 동조 파업으로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힘든 산업현장이 ‘셧다운’ 위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약 4조원의 경제 피해를 입히며 16일째 파업을 벌였던 화물연대가 9일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이번 파업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 노동조합(노조)은 정상에서 이탈된 것 같다. 환경적으로 번성기에서 쇠퇴기로 넘어가는 상태이나 의식 측면에서는 성장기 초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탈(脫)제조업화 및 지식노동 직업의 발전 등으로 인해 노조의 가입률이 저하되고 있다.

디지털의 등장으로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등 고용관계가 변화하고 단체교섭 범위도 축소되고 있다. 또 대체제도로 인해 노조의 청원 기능과 대표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더욱이 노동시장은 양극화, 불안정에 봉착해 있으며 MZ세대 등 새로운 세대가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물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노조는 3가지 측면에서 변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투쟁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

화물연대 파업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이유로 비파업 화물차에 쇠구슬을 쏘고 집단폭행을 가한 점도 한몫했다. 이 밖에 건설노조는 밤낮으로 확성기로 장송곡을 틀어 민원을 유발하고, ‘고용 요구’를 이유로 타워크레인을 불법점거하고 건설현장의 자재 입고 및 차량 통행까지 방해하고 있다.

노조의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투쟁 방식에 대해 촛불시위의 비폭력성을 경험한 우리 국민은 더 이상 동의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투쟁이 사회적 타협과 대화의 틀 안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둘째, 협력적 상생의 인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로 통칭되는 계급주의적 사고에서 사업주와 근로자는 서로 투쟁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4.0 시대에서 사업주와 근로자는 더 이상 적대적 관계가 아닌 공동의 이익을 위해 상호 협력해야 하는 파트너다. 따라서 협력적 상생의 노사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셋째, 노동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진입은 노동에 있어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대체의 현실화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다.

 

이는 노동계 혼자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다. 따라서 사업주뿐만 아니라 정부와 끊임없이 대화하지 않을 수 없다.

‘전환’의 시기, 노조는 변화에 따른 새로운 노동을 맞이하고 주도할 준비를 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조는 필수적 요소다. 특히 한국의 경제 민주화에 기여한 바도 크다. 하지만 우리 노조는 산업화 시대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듯하다.

 

환경 변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노동의 미래를 그리고 노동의 참된 가치를 알리는 노조의 새로운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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